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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r125를 타다가 문득 125cc의 최고봉은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 정든 cbr을 팔아치우고 버그만으로 기변을 했다.


버그만을 위해 진주까지 내려갔다 새벽 버스를 타고 진주에 도착하고 거래를 하니 11시쯤 되었는데 날도 꾸리꾸리 하고 꼭 비가 올것만 같았지만, 어쩌겠는가 새로운 붕붕이를 얻으니 비 따윈 고민거리가 되지 못했다.


버그만을 진주에서 청주까지 오는 길은 감탄의 연속이었다.

스쿠터에서 매뉴얼로 기변을 한 이유는 125cc의 한계도 있을 수 있지만 스쿠터가 매뉴얼에 비해 최고속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스쿠터를 타다가 매뉴얼로 기변을 했는데, 버그만은 125cc 스쿠터중 아마도 최고속이 가장 빠른 스쿠터일 것이다. 오는 내내 100km/h 안팍으로 정속 주행을 하면서 레드존 까지 치면 120km/h 나오더라. 단점이라하면 버그만200 몸통에 125cc를 얹어놔서 초반 가속이 더딘것 빼면 완벽한 125cc스쿠터였다.

보기만 해도 알겠지만, 버그만은 시트 밑 트렁크에 풀페이스 헬멧이 2개가 들어가며, 핸들 아래에 수납공간이 큰거 1개 작은거 1개 그리고 내장 시거잭 까지, 125cc 스쿠터 아니, 일반 스쿠터 중에 가장 화려한 옵션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앞서 말했듯이 버그만 200의 몸통이여서 인지 몰라도 초반가속이 더디지만 그 덕분에 125cc에서 느낄 수 없는  고속주행시 안정감이 있다.

다만 연비가 pcx, cbr에 비해 조금 안나오는데 에코주행시 여름에 34정도 겨울에 30정도 나온다.


역대 125cc 기변 중 가장 만족한 스쿠터 였다. 비싼게 다 이유가 있다.


하지만 이렇게 애지중지 하던 버그만을 팔아야 할때가 왔다. 그렇다 이제 백수가 된다. 대학원을 졸업하고 취업을 하기까지의 공백기간에 부모님께 손벌릴 수 없다는 생각에 사랑하는 애마를 떠나 보내야만 했다.


그렇지만 한순간 뚜벅이가 된다는 생각에, 마실용으로 타고다닐 스쿠터를 알아보던 중 알맞은 가격에 LML 4t를 구입하게 되었다.


독특한 색상에 클래식한 느낌을 주는 LML, 흔히 베스파 px 짝퉁이라고도 불리는 이 모델은 사실 px와 뿌리가 같은 이복형제 정도 된다. 자세한건 찾아봐라 굳이 설명을 하지 않겠다. 2t모델을 사려고 했는데, 내 성격상 관리를 잘 못해줄 것이 뻔하기에 4t 모델을 입양했다. 입양하고 보니 시트랑 이것저것 손좀 봐줘야 할 것같아서 SIP Scootershop 에서 직구로 px 시트랑 핸들커버(?)를 사서 장착해주었다.


베스파는 아니지만 비스무리한 LML은 네이버 카페 베스파클럽에서 베스파의 형제로 인정해줘서 네이버 베스파런에 참가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졌다. 사실 오토바이를 타면서 동료들(연구실)과 어울려 탔을때가 가장 재밌었던 것 같다. 뭐든 혼자보단 여럿이 해야 재밌는건 불변의 진리다.

졸업을하고 백수시간에 오토바이를 타려고 해도 혼자 타려고 하니 재미가 드럽게 없더라, 찾아보니 6월즈음에 베스파 런을 한다고 하길래 신청을하고 날짜에 맞춰 청주에서 서울로 LML을 타고 상경했다.


취업을하고 지금도 LML을 타고있다. 핸드기어의 오묘한 맛과, 클래식으로서 뿜어저 나오는 간지를 버릴 수가 없다. px 짝퉁이라는 시선 따위는 개나줘버려라.

지금까지 125cc에서만 노느라 고배기량은 못타봤지만, 이제 슬슬 고배기량으로 올라갈 생각이다. 그렇지만 나의 LML은 부품이 단종될지라도 끝까지 데리고 있을 생각이다. 처음에 크게 애정을 주지 않고 임시방편으로 탈 생각이였는데, 힘든 시간 함께 지내서 인지 기존에 타던 것과는 다른 애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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